Little forest, in Gangneung

 


Design

Architecture

Interior

Branding

Landscaping


Space

Stay


Address

Gangneung


Date

June, 2023

Little forest, in Gangneung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쌓인 산 아래 위치한 자근숩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키즈 스테이’를 위한 공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에 착수했습니다. 단순한 아이의 놀이공간이 더해진 숙박시설이 아닌 어린 아이가 성장해나가면서 경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추억 속 ‘작은 숲’이 되길 바라며 아이와 가족의 오늘을 기록할 수 있는 성장앨범과도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자근숩을 계획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키즈’만을 위한 공간으로 보여지지않을것,  기존 ‘키즈 스테이’가 가지는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 이었습니다. ‘키즈 스테이’는 아이를 위한 배려가 담긴 공간이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머무르는 공간이기에, 어른들이 느끼기에 너무 유치하거나 조잡하게 느껴지지않는 담백하면서도 매력적인 공간이 되어야했습니다. 아이의 동심과 어른의 낭만을 모두 지킬 수 있는 공간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이 진행되었습니다.

자근숩은 ‘새싹동’과 ‘열매동’ 두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처음 건축주의 요청사항은 단순했습니다. 


“하나의 동에 머문 후, 다음에는 다른 동에 머물러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세요. 아이의 생일마다 방문하고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대지에 있는 두 동의 스테이지만 각각 저마다의 사적이고 동화적인 기억을 남길 수 있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마당과 담장, 배치를 통해서 각 동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살리는 한편, 각 동만의 개성과 매력을 만드는데에 집중했습니다. 두 개의 동은 ‘자근숩’이라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되 완벽히 다른 마치 이란성쌍둥이와 같은 모습이어야했어요. 평면 계획부터 파사드디자인, 마당과의 관계, 수영장의 분위기, 마감재 및 주요 컬러베리에이션까지 큰 틀 안에서의 작은 차이들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자근숩은 건축부터 인테리어, 조경과 브랜딩을 모두 라이프이즈로맨스(LIIR)와 함께 진행했기 때문에 아주 긴 시간동안 소통하면서 진행한 프로젝트였어요. 건축주와도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면서 작은 부분까지 조율할 수 있었죠. 건축주께서도 워낙 꼼꼼하고 사려 깊은 분이라 작은 부분에서 까지도 방문자의 편의와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한 키즈 프렌들리한 공간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마루와 카펫으로 마감된 2층 다락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으로 사용됩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시간을 보내게 될 거실에서도 카펫을 깔고 둥근 모서리의 커다란 패브릭 소파를 배치해서 포근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계획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거나 부딛혀도 다치지 않을 수 있게요. 직선의 언어를 사용하되, 부분부분 곡선의 요소들을 함께 사용하여 다정하고 부드러운 자근숩의 정서가 공간 전반적으로 느껴지길 바랬어요. 높은 층고와 푸른 마당을 향해 열린 큰 창, 공간 어디서든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재미있는 평면 구성의 특징을 강조하기위해 우드와 화이트, 최소한의 컬러를 사용하여 창 밖의 풍경, 아이와 가족의 모습 자체가 공간의 중심장면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요소들을 덜어내려 노력했습니다.


하나의 강한 컨셉이 있기보다는 정말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아름다울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에 소소하지만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만한 포인트 요소를 여러가지 넣었어요. 외부 진입로는 미니카를 타고 돌 수 있는 폴리싱 트랙을 만들어주고, 새싹동 수영장 천장 모서리에는 거울을 설치해서 아이들이 물속에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올려다 볼 수 있게 계획했어요. 각 동에는 아이들만을 위한 작은 다락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모든 공간을 어른들이 거실과 침실, 부엌에서 모두 바라볼 수 있게 계획되었죠.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면서, 어른들도 안심하고 자신들만의 시간을 즐기고 휴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당이 큰 대지의 특성에 맞추어 각 동 모두 야외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요소들도 있어요. 열매동 마당 한 구석에는 곡선 형태의 대형벤치와 파이어핏을 마련해두었는데,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불멍의 공간을 자근숩의 무드에 맞추어 풀어내었습니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밤 하늘의 별들도 구경하는 산 속에서 경험하는 까만 밤을 즐길 수 있을거에요. 각 동의 주방 가까운 곳에는 야외 데크와 바베큐테이블을 마련해두었구요. 그 외에도 모래마당, 잔디정원, 그네 등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인 만큼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다양하게, 그렇지만 복잡해보이지않게 계획해두었습니다.


자근숩은 준비부터 공사까지 워낙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그만큼 참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요. 폭설에 가까운 눈이 내려 한치 앞이 보이지않던 날도 있었고, 뉴스에 나올만큼 큰 산불이 나서 공사가 중단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 대지가 가진 가장 마법같은 요소이자,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숲이 다 타버리는게 아닌가,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까맣게 타버리는건 아닐까 하고 마음 졸였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불은 자근숩의 인근 산으로 크게 번지지 않아서 숲은 거의 처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짝이던 푸른 소나무의 솔잎들은 까만 그을음이 더해져 잠깐 녹색빛을 잃었었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자연의 색을 입고 반짝 반짝 빛나고있어요. 마치 어린아이의 한 때처럼요.


스테이의 이름인 ‘자근숩’은 어린 아이가 발음하고 글 쓰는 ‘작은 숲’을 떠올리며 이름 지었습니다. 작은 숲->자근 숲->자근 숩. 그래서 로고도 아이가 있는 힘껏 연필을 쥐고 순서없이 써내려가는 삐뚤빼뚤한 나무의 모습을 하고있어요. 우리의 ‘자근숩’이 누군가의 마음 속에서 어릴적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이 되어 인생의 큰 숲이 되어줄 날을 그립니다.

 


Design

Architecture

Interior

Branding

Landscaping


Space

Stay


Address

Gangneung


Date

June,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