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머무름이 이로움으로, 카페 사리당
평택의 작은 마을 사리(事理)에 위치한 고택이었던 사리당은 동네의 상생과 평택 농산물 홍보의 장으로써 마을의 선순환을 이끌고자하는 청년 농부의 바람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5대에 걸쳐 오랜시간 가족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던 고택은 이제 또다른 이들을 위한 새로운 쉼터가 되어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오감만족의 휴식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라이프이즈로맨스(LIIR)는 마을의 지명인 사리(事理)를 마을 사(寺), 이로울 리(利) 로 재해석하여, ‘당신의 머무름이 이로움이 된다.’ 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마을을 이롭게 하는 집, 사리당’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전했습니다. 마을의 이름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마을을 위하는, 따뜻하고 단단한 건축주의 마음이 그대로 표현된 이름입니다.
예로부터 한옥에서 주변 경관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조화를 만들어내는 '차경'은 한국의 전통경관기법으로 집의 문과 창문을 액자처럼 활용하여 바깥 풍경을 즐기는 것을 말하는데요, 자연과 가장 가까이에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이곳 사리당은 차경에 더해진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가 돋보이는 카페입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색으로 둘러쌓인 사리당을 바라보면 복잡한 도시의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대신해 매봉산에서 들려오는 무해한 자연의 소리들과 바람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거에요.
사리당을 운영하는 청년 농부 김준식 대표가 처음 라이프이즈로맨스(LIIR)를 찾아와 요구했던 사항은 아주 심플했습니다.
“평택의 농산물을 홍보하고, 지역을 살리는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하고싶습니다.”
이로운 마을 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뜻과 함께 라이프이즈로맨스(LIIR)는 이 카페의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담기위한 다양한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카페의 기능에 농산물을 판매하는 행위만을 더해서는 사람을 끌어모을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가족들과 함께한 수많은 추억의 공간이었던 사리당은, 다양한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기억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모아 마을에 활기를 더하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마을을 세상과 이어주는 공간으로 거듭나야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카페와 같은 상업시설은 주말이면 붐비는 손님으로 인한 번잡스러움, 주차공간 부족,도로에 아무렇게나 세워두는 차량들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이 생기고, 또 카페의 입장에서는 일반손님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카페의 영업이 우선하기위해 커다란 대문으로 실내로의 시선을 막고 카페를 이용하지않을시에는 공간에 들어올 수 없는 등의 어쩔수없이 생겨나는 이견으로 마을과의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리당의 운영이념은 완벽히 달랐습니다. 말 그대로의 ‘마을을 이롭게 하는 집’이 되길 바랐죠.
마을의 중심에서 오랫동안 위치했던 이 고택과 이 대지는 언제나 마을사람들에게 열려있어야하고, 카페가 생겨남으로 인해 마을과의 단절이 되는것은 절대 지양했습니다.
(실제로도 오픈 이후 마을 어르신들과 협력해 주말이면 붐비는 사리당의 골목에서부터 주차 안내를 하는 등 새로운 직업창출로의 역할을 한다거나, 마을분들이 직접 짠 기름이나 직접 기른 농산물을 소개하고 쉬는날에는 마을사람들과의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마을주민들과 방문객들 모두 자신의 머무름이 이로움이 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멋진 운영을 유지하고있습니다.)
라이프이즈로맨스(LIIR)는 이러한 요청사항을 자연스럽게 디자인으로 녹여내기위해 사리당을 하나의 마을로 보고, 총 여섯가지 테마로 구성된 정원을 꾸몄습니다. 마치 마을의 산책길이 카페안으로 이어지는듯하게 구성해서 카페손님 뿐만 아니라 언제든 마을사람들도 방문해서 휴식하고,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랐거든요.
1) 소나무 정원
2) 농부의 정원
3) 마실 정원
4) 숨은 정원
5) 산책로 정원
6) 물의 정원
대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500년 전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리당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 소나무 정원입니다. 그리고 별채 옆으로 이어지는 농부의 정원과 마실 정원은 사리당을 운영하는 청년농부 김준식 대표의 취향을 담아 완성된 공간입니다. 정원에서도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본채와 별채 사이로 펼쳐지는 숨은 정원과 길게 깔린 판석을 따라 한옥과 주변 정취를 경험할 수 있는 산책로 정원, 마지막으로 본채 앞에 위치한 물의 정원까지 다양한 형태로 녹음을 뽑내며 방문객에게 자연 속의 풍류를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고즈넉한 한옥의 툇마루에 앉아 중정의 미러폰드 위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볼 때면 사리당이 추구하는 머무름이 이로움으로 변하는 절정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차분한 공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하기위해서 음료와 음식을 만들고 주문하는 공간은 따로 마련했습니다. 기존 고택을 살린 사리당의 본채에서는 여유롭고 차분한 분위기만 느끼실 수 있게요.
실내 공간에서는 공간을 경험하는 동안 시선에 녹음 진 전경들이 온전히 채워질 수 있도록 공간 내부의 요소는 최대한 비워냈습니다. 또 고택의 기둥과 서까래, 주춧돌, 인방 등 한옥 고유의 구조부를 재가공하지않고 공간 내부에 전면 노출시켜 오랜시간 쌓여온 시간의 켜를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한국적인 미를 가장 익숙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우드톤과 화이트베이스의 공간에 무게감을 잡아줄 수 있는 그레이톤의 바닥과 블랙컬러의 가구 포인트, 한지로 마감된 펜던트 등을 달아 차분하면서도 고즈넉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공간을 완성해주었습니다. 널찍한 여유공간을 가지며 배치된 좌석 또한 사리당이 나누고자하는 여유를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고택에서는 무언가를 가리기위한 부수적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개방감 있는 실내면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건물의 근간이 되는 기둥과 기둥 사이, 다른 요소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탁 트인 통창 너머로 다양한 각도의 외부전경만이 들어옵니다.
‘차경’의 개념을 살리기 위해 가구를 선정하고 디자인 할 때도, 낮고 넓은 형태를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실내 공간에서 시야를 가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했지만, 낮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당의 정원과 고택의 깊은 처마, 그리고 담장 너머의 파란 하늘까지를 모든 방문객에게 나누고싶었거든요.
아름다운 전통의 가치를 가장 이로운 방법으로 공유하고 상생하는 공간.
이 곳에서는 언제든 당신의 머무름은 이로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