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u forest, in Samcheok
Space
Stay
Address
Samcheok, Gangwon
Date
April, 2021
Sayu forest, in Samcheok
이곳은 한국의 발리, 한국의 완벽한 휴양지로 소개되고 알려졌던 삼척의 스테이 사유의 숲 입니다.
사유의 숲은 머릿속에 떠다니던 추상적인 이미지를 기반으로 디자인이 시작된 공간이었습니다. 다른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요청보다 중요한 심상, 중요한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죠.
‘해외의 리조트에 온 듯한 착각을 주는 공간, 방에서 수영장으로 곧장 뛰어들 수 있는 지극히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공간’
건축주가 요청한 내용 이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심상은 직관적으로 느껴지지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서 구체적으로 묘사하려고 하면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어쩌면 약간은 난해한 요청이었죠.
무엇보다 우선 이 곳은 해외도, 리조트도 아니었습니다. 아니, 그 비슷한 곳도 아니었죠.
삼척시 삼척해수욕장에서 조금 더 내륙으로 들어간 곳에 위치한 이 곳은 크지 않은 땅에 20평 남짓의 신축 건물 한 채를 간신히 올릴 수 있는 컨디션을 가지고있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긴 하지만 대지 내에서 보이지는 않고, 주변에도 특별할 것 없이 온통 민가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대지의 바로 앞에는 2차선의 도로가 지나고있었죠. 한가지 다행이라고 할 만한게 있다면 대지의 끝자락에 위치한 대나무숲을 활용해 마치 광활한 자연 속에 위치한 리조트와 같은 느낌을 낼 수 있을만한 ‘여지’가 있다는 것.
이런 환경에서 건축주의 마음속 상상을 현실 속으로 가져오기 위해서 라이프이즈로맨스(LIIR) 가 택한 것은 ‘과감한 고립’이었습니다. 외부의 컨디션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대지의 내부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여줄지는 결정할 수 있었으니까요.
먼저 대지의 축과 향을 고려해 건물이 배치될 수 있는 다양한 배치대안을 구성하고, 이 중 가장 합리적인 면적과 형태를 가진 지금과 같은 ㄱ자의 매스로의 진행을 결정했습니다.
건물에는 커다란 수영장과 2개의 침실, 거실과 주방이 포함되어야했습니다. 세면대와 분리된 화장실, 널찍한 샤워실도 필요했죠. 따뜻한 물을 받아 몸을 녹일 수 있는 자쿠지도요. 하지만 우리가 가진 대지의 상황은 이 모든 것을 녹여내기에 너무나 협소했습니다. 여유로운 면적을 가진 건물이라면 손쉽게 해결될 상황도 이 곳에서는 그 어느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도로와 맞닿은 곳에서의 시선은 차단하되, 내부에서는 답답하지않아야했고
방 안에서 수영장으로 바로 뛰어들 수 있지만 수영장의 물이 건물 내부로 튀지않아야했으며
외부의 풍경을 막힘없이 눈 안에 담아야하지만, 단열은 놓칠 수 없었습니다.
8인이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을 갖지만 주방이 답답해서는 안되고
실내에서도 휴양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행잉체어가 있어야했고,
외부에는 자쿠지와 대형쇼파, 바베큐공간도 있어야했죠.
수많은 기능들을 만족하지만 협소한 면적을 협소하게 느끼지않게 풀어낼 것.
사유의 숲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었던 포인트였습니다.
공간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플랜을 짜고, 쓸모있는 공간을 넘어 가치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건축을 기반으로 실내공간을 진행하는 라이프이즈로맨스(LIIR)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기이거든요.
가장 먼저 ㄱ자 형태의 본 건물은 2층정도의 광활한 높이를 갖는 거대한 층고를 가진 박공형의 건물로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대나무로 하나하나 엮어 만든 담장을 건물의 지붕 아래 높이만큼 높게 올렸어요. 건물의 전면에 수영장이 위치하게되면서 외부(도로)에서의 시선을 완전 차단하면서도, 이 공간의 무드를 잡아줄 수 있는 완벽하게 예쁘고 기능적인 담벼락이 필요했거든요.
실내의 좁은 면적은 높이감으로 시선을 분산시켜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실질적 공간감을 확장시키고, 모든 공간은 벽과 문을 없애 하나로 연결되게 만들었습니다. 공간을 구분하는것은 하나의 벽체와 단차뿐인 오픈플랜의 공간이 되는거죠.
침실과 주방을 구분하는 벽체는 의도적으로 높이를 낮추고 두께를 키웠습니다.
주방과 침실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납의 공간과 동시에 주방의 에어컨을 밉지않게 숨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했거든요. 또한 높은 박공지붕의 합각면에서 들어오는 자연채광을 온전히 실내로 들일 수 있는 기능적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공용부로부터 2단의 계단을 올라서면 등장하는 메인 침실은 관념적으로는 오픈된 공간이지만 심리적으로 완전한 프라이빗 공간입니다.
빼곡하게 심겨있는 대나무 숲을 향한 침실의 전면은 완전 개폐가 가능한 폴딩도어로 계획하여 실제 면적 대비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시각적. 물리적 공간의 범위를 확장해주었습니다. 폴딩도어 너머에는 야외 자쿠지와 야외 소파,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그 뒤로는 야자와 같은 이국적인 식재들, 그리고 높은 층고감을 느낄 수 있는 줄 조명을 걸어 사유의 숲이 전하고자하는 이국적 무드를 완성해주었습니다.
사유의 숲은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추상적이면서도 이국적인 공간이 되고자했습니다.
말 그대로 눈에 닿는 모든 영역을 이상적 이국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어요. 바닥과 천장, 벽면과 가구 등 모든 요소에서 우드, 라탄, 미장 등 이국적이면서도 따듯한 마감재를 중점적으로 사용해 사용자로 하여금 어쩐지 세계 반대편 어딘가의 휴양지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방에서 수영장으로 풍덩 뛰어들 수 있는 지극히 이국적인 공간’
수영장은 건축주가 꿈꾸던 공간에서 가장 명확하면서도 실체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이 상상을 가장 멋지게 현실로 가져와야만 했죠.
곡선형의 수영장과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커튼.
청량한 푸른빛의 수영장과 대비되는 붉은 화산석 그리고 대나무담장.
건축주의 머릿속을 떠돌던 두루뭉실한 문장은 라이프이즈로맨스(LIIR)의 낭만을 통해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대체할 수 있는 사유의 숲의 시그니처 공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건물에 진입한 첫 순간부터 바로 깨달을 수 있을거에요, 눈 앞에 펼쳐진 수영장으로 지체 없이 뛰어들어도 좋다는 걸요.
수영장을 향해 놓여있는 푹신한 빈백에 기대어 앉아 폴딩도어를 활짝 젖혀보세요. 공중에 붕 떠있는 해먹체어도 좋아요. 바람을 따라 들어오는 여행지의 공기와 흩날리는 하얀 커튼 노란빛의 라탄조명과 연갈색의 갈대지붕까지.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푸르게 반짝이는 수영장의 풍경을 바라보세요.
망설임없이 수영장으로 뛰어들어 물 위에 몸을 누이면, 어제까지의 일상을 떠나 비로소 도착한 당신만의 오아시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기분 좋은 낯설음은 2층 다락과 연결된 나선형 계단의 끝에서 더욱 명확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동그란 벽체(화장실과 샤워공간이 위치하고있어요.) 위에 위치한 다락은 나즈막한 높이의 침실의 기능과 동시에 우리만의 영화관이 되어줍니다. 유리로 만들어진 난간을 넘어 커다랗게 열린 창 너머로 보이는 비정형의 수영장을 내려다보면 마치 아주 먼 나라의 리조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대나무 담장을 따라 시선을 보내면 굽이굽이 어딘가로 길이 이어집니다. 이곳 저곳 정처없이 시선을 두다보면, 이 곳이 어딘지는 금세 잊게 됩니다. 이곳이 어디인가는 이 순간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되죠.
사유(思惟)는, 이런 순간에 시작됩니다. 오롯이 내 안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낯선 것들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낯선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때.
언제든 사유가 필요할때 이 곳을 떠올려보세요.
이곳은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과 푸른 하늘, 그리고 숲만이 존재하는 당신만의 사유(思惟)의 숲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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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cheok, Gangwon
Date
April,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