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 속, 블랙으로 둘러쌓인 고요의 공간 테오리아에서 오늘의 나를 위한 쉼을 제안합니다.
테오리아는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어쩌면 가장 도시와 가까운, 어쩌면 가장 도시와 먼 공간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지리적 특성상 주변에 전통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매우 많기 때문에, 한옥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모던한 분위기로 테오리아만의 공간차별화를 이루고자 했어요.
모던한 공간의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하여 '음(陰)의 미학’ 이라는 컨셉을 통해 블랙의 컬러를 메인으로 삼고, 원형의 바닥과 곡선의 벽 등의 선형의 요소들을 통한 현대적 조형과 보, 서까래, 처마 등 전통의 미를 융합하여 라이프이즈로맨스(LIIR)만의 디자인 언어로 전통한옥을 재해석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한옥의 서까래는 우드톤에 화이트 회미장으로 완성되지만 테오리아는 서까래와 개판 모두 블랙컬러의 천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한옥에 블랙이라니. 상상이 잘 가지않으시죠? 답답하지않고 좁아보이지않으면서 한옥의 고풍스러움은 살려내고, 공간의 풍성함을 만들어내는 블랙의 컬러를 선정하기위해 현장에서 수많은 컬러조합과 조색을 통해 완성했습니다. 테오리아의 블랙요소는 실내의 화이트 마감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라이프이즈로맨스(LIIR)가 구현하고자했던 현대적 모던함을 극대화 합니다.
테오리아의 실내 공간은 의도적으로 빛이 들어오는 시간과 요소를 최소화 하도록 외벽을 구성했습니다. 조명과 내부요소를 인위적으로 어둡게 함으로써 공간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하여 피로해진 감각을 쉬게하는, 원초적 쉼의 공간을 만들어주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위치적 특성에 맞추어 옆집과의 심리적 거리를 확보하기위함이기도 합니다. 철저한 기능에 의해 열어낼 부분과 닫아낼 부분을 구분하는 자체로 건물의 사용성과 만족도는 완벽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통 목공예에서 곡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수 없이 많은 공예가의 ”가다듬“이 필요합니다.
테오리아의 곡면은 공예가가 공예품을 가다듬듯 스테이에 온 사람에게 복잡한 일상을 탈출하여 자신의 내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면서 설계되었습니다.
기다란 마당을 따라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맞이하는 원형의 수공간은 방문자의 마음을 가다듬는 테오리아의 핵심 공간입니다. 원형의 수공간 속 섬처럼 자리잡은 반원의 테이블의 공간은 ‘시각적으로는’ 흑과 백이 가장 극적으로 대비되는 공간이자, ‘청각적으로는’ 레인체인을 통해 떨어지는 물소리를 통해 복잡한 일상의 요소를 배제하고 오늘의 나와 내면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드는 치유의 공간이 됩니다.
목조건물의 특성상 기존의 위치에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목재기둥은 숨기거나 없애는것이 아닌 적극적 조형으로 이용하여 메인테이블의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고, 곡선의 요소를 통해 한복치마폭을 연상시키는 한국의 미를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블랙의 전반적인 색감과 대비되는 화이트의 테이블은 따뜻한 차를 내려 마시는 다도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푸른 식물을 천천히 옮겨 심으며 마음을 가다듬는 석부작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차분히 물소리를 듣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는 청음의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테오리아의 주방에서는 가장 심플한 블랙톤의 선반장과 구로철판을 이용하여 모던한 공간속에 금속의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단순한 직선과 정방형으로 구획된 선반장은 곡선이 적극적으로 사용된 수공간의 반원형 테이블과 대비를 이루며 공간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선반장 위에는 희고 부드러운 도자기 오브제를 배치해 자칫 무뚝뚝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주방 풍경에 온기를 더했습니다.
해가 잘 들지 않는 뒷마당과 담벼락의 사이 공간에는 이끼와 석재, 음지식물을 배치하고 침실 하부에 가로로 긴 창을 내어 정적인 조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부에 난 창은 가장 내밀한 공간인 침실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해주면서도, 직사광을 막고 담장에 반사된 부드러운 빛이 실내로 들어오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한편 빛이 잘 들고 개방감이 좋은 앞 마당에는 아름다운 수형의 단풍나무와 풍성하고 푸르른 식재가 심어져 있는 작은 정원이 구획되어 있습니다. 정원은 어두운 서까래와 바닥에 깔린 까만 화산사와 대비되며 단정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줍니다.
주방과 수공간 사이 작은 문을 열면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긴 디딤석 길이 나옵니다. 마당의 가장 깊은 곳까지 이어지는 디딤석 길의 끝에는 야외 자쿠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쿠지에 몸을 담그고 주변을 둘러보면 어두운 서까래와 기둥, 희게 빛나는 담장과 벽 사이로 자연석 정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옥 고유의 고요하고 아늑한 정취를 느끼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스테이의 이름인 ‘테오리아(theroia)’는 피타고라스가 사용한 용어로 인간의 영혼이 모든 편견을 없앤 순수한 상태에서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관조 정신을 지칭합니다. 저희 라이프이즈로맨스(LIIR)는 이 이름이 담고 있는 뜻처럼 테오리아에 머무는 시간이 자신을 온전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바라보고, 심신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랐습니다.